“도시락 가게로 시작한 ‘스노우폭스’가 플라워숍을 열었다고 했을 때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는 ‘꽃집에 대해 얼마나 공부를 했냐’는 물음이었다. 답변을 하자면 나는 꽃집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 기존 시장의 패턴이 아닌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꽃집이라는 하나의 상점 단위가 아닌 기업의 측면, 산업의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앞으로의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2005년 미국에서 외식 브랜드로 시작한 스노우폭스그룹(회장 김승호)이 지난 6월 말 별도법인 스노우폭스브랜딩컴퍼니(대표 김아영)를 통해 서울 선릉역 부근에 첫 번째 플라워숍 ‘스노우폭스 플라워’를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우리나라 꽃시장의 90% 이상이 경조사용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착안, 사무실과 집안 인테리어용, 가벼운 선물용 등 비어있는 틈새시장을 노려 새로운 전략을 구사했다. 여기에 맞춰 꽃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을 1~2단계로 압축해 가격의 거품을 빼고, 오피스 빌딩 입구에 매장을 열어 일상에서 쉽게 꽃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은 “다만 꽃집이 분명 확장성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이 100%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스노우폭스’는 현재 미국,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에 1300여 개의 지점을 둔 연매출 30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를 성장시켜 온 김 회장은 ‘교수님’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사업 때문에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그는 ‘사장학개론’을 주제로 전국의 사장을 대상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는 강의를 펼치고 있는 것. 강의를 듣는 사장을 ‘제자’라고 칭하며 애정을 쏟는 김 회장은 정기적인 강연은 물론 SNS를 통해 일명 ‘번개’를 갖기도 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지난 14일 ‘스노우폭스 플라워’에서 모임을 연 김 회장과 제자들의 열띤 Q&A를 일부 정리한 것이다.

 

14일 번개로 진행된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의 강의를 듣는 제자들의 모습

Q. 사업가로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기본적인 일은 무엇인가요?

A. 독서를 통해 지리와 역사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추는 것이다어떤 논제가 있을 때 언론이나 주변의 의견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된다막연하다면 세계 지도를 똑같이 몇 번 그려보면 지리를 익힐 수 있고세계사와 국사 연표를 정리해보면 역사를 알 수 있다.

Q. 능력이 좋은 직원과 충성도가 높은 직원 중 어떤 직원을 채용해야 하나요?

A. 사업은 자신 혼자 상상한다면 꿈에 그치지만주변에 믿는 사람이 많아지면 현실이 된다신념이 일치하고 서로 간의 신뢰가 높은 직원이 2명 이상 있다면 대기업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나도 그런 직원이 7~8명 정도 있다.

나와 직원들을 연결하는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경우는 충성심이 높은 직원이 우선시되며능력이 좋은 직원들을 사원급으로 채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능력이 좋은 직원 중 오래 남는 직원은 자연스럽게 충성심을 갖게 된다직원들을 칭찬해주기 보다는 격려하고성장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Q. 미국과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싶은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중국은 최근 사드영향에서 보았듯 출구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다외국계 기업에 대해 개방적이지 않기 때문에 직접 진출하기 보다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인을 대표로 두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부수적으로는 도로나 교통 등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고디자인이나 상품에 대한 카피문제가 번번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미국은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생각보다 노동자들을 다루기가 쉽다동양인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높은데예를 들면 수학과 같이 동양인이 자신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 더 높은 호감을 보여준다미국에서 체계를 잘 갖추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요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과거에 비해 활발해졌는데 어느 시기에 투자를 받는 것이 좋을까요?

A. 투자회사는 바다로 따지면 상어라고 볼 수 있다결국엔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우선 계약서를 보는 법을 알아야 하고각 조항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주변에 투자 받은 사람들을 통해 계약서를 모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그러나 나는 투자 받는 것을 별로 권하지 않는다돈이 없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반대로 일찌감치 투자를 받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에 돈을 쓰는 실수를 범할 때가 있다그래도 투자를 받는다면 상장할 때가 적절하다고 본다.

 Q. 요즘 트렌드를 볼 때 어떤 서적이나 사이트를 참고하시나요?

A. 많이 받아본 질문인데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절제의 성공학>을 추천한다그리고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전세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관해보기를 권한다자신의 사업이나 관심있는 업종의 박람회에 가보면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그 중에서도 입구나 메인자리에 멋있게 장식한 부스보다는 구석진 곳에 있는 부스들을 찬찬히 살펴보라대부분 젊은 업체들이 많아 아이디어를 얻기에도 좋고협업과 같은 결과를 내기에도 좋다사이트는 전세계 박람회 정보를 모아놓은 IEB 박람회투어(www.Iebtour.com)와 최신 트렌드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트렌드헌터닷컴’(www.trendhunter.com)을 추천한다.

Q. 앞으로 어떤 산업이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보시나요?

A. 나도 확실하게는 알 수 없다하지만 모든 사업은 커지면 부동산금융으로 연결된다고 본다예를 들어 카카오뱅크가 무점포 은행으로 출시돼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이러한 추세라면 기존 은행들의 좋은 자리들이 부동산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누가 이 부동산을 활용할 것인지를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커피시장도 새로운 구조로 개편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우리나라 커피시장은 커피의 맛보다는 부동산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시되던 시장이었다결국에는 브랜딩을 다진 스타벅스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이디야 정도가 성장하고 있다마찬가지로 기존 커피숍이 무너지면 어떤 형태가 나올까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다강릉의 커피거리처럼 경쟁력 있는 커피가게를 모아두고 수수료 베이스로 임대료 사업을 하는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커피를 몰라도 커피장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