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갑질에 맞선 남자,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

‘손님은 왕’이라는 대중소비 시대의 금과옥조에 반기를 든 이단아가 있다. 그는 “손님도 손님 나름”이라고 과감히 말한다. 일부 고객들의 무분별한 갑질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갑질 손님 거부’라는 발칙한(?) 모험을 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프랜차이즈 성공 신화’로 불리는 재미사업가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말께 한국에서 운영 중인 도시락 전문업체 스노우폭스코리아의 국내 6개 매장 현관에 ‘공정거래서비스 안내’라는 제목으로 안내문을 써붙였다. 그가 직접 작성한 안내문에는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여름 한 매장에서 팔고 남은 음식을 공짜로 달라는 한 여성 고객의 요구를 점원이 거절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일이 있었다. 나이가 많았던 여성 고객은 점원에게 말을 함부로 하면서 행패를 부린 게 안내문을 써붙인 계기가 됐다.

반응은 뜨거웠다. 동일한 안내문을 게재한 본인 페이스북에 하루 만에 7만개의 ‘좋아요’가 클릭됐다. 주요 언론 매체도 화제의 인물로 그를 주목했다.

김 회장은 서비스의 기본 개념을 ‘등가 교환’이라고 설명했다. “재화와 서비스는 서로 동등하게 교환된다”는 것이다. 그는 “손님이 우리를 먹여 살리거나 우리가 손님의 돈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다”며 “손님에게는 물론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무례한 손님에게까지 과잉 친절을 베풀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11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1200여 개 도시락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장은 무례한 고객으로부터 종업원을 보호하는 게 상식인데 한국은 점원들에게 과잉 친절을 지나치게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안내문을 내건 이후 되레 점원들이 더욱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한다”며 “사장이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생각하니 서비스에 더 애착을 보이더라”고 했다. 김 회장은 “아랫사람을 존중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은 윗사람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누구든 언제나 갑일 수 없다. 관용과 인간존중이야말로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이에게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