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도시락 전문점 ‘스노우폭스’ 뱅뱅점 출입구 옆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다. 안내문을 처음 붙인 건 10월 말. 요식업 특성상 고객을 자주 접하는 직원도 보호하고 사기도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점장 우정훈 씨(27)는 “회사에서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써 줄지 몰랐다”며 “안내문을 보고 손님들도 (직원들에게) 더 신경 써 주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노우폭스’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는 고객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21일 매장에 들른 김현재 씨(39·여)는 “나도 서비스업 종사자여서 (직원과 고객이)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 더욱 공감했다”며 “서비스를 제공받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고 예의 없이 행동하는 일부 소비자의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노우폭스코리아 백현주 한국지사장은 “직원들이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에게 무시받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기업이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의 보호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노우폭스 사례와 같이 ‘감정노동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작은 노력’이 모이면서 감정노동자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감정노동을 생각하는 기업 및 소비문화조성전국협의회’가 올해 6∼9월에 걸쳐 소비자단체 회원 1115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의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감정노동과 감정노동자의 업무환경에 대한 이해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시민단체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근로자복지센터는 10월 지역 내 콜센터 상담사들을 위한 요리 강습, 숲속 목공체험 등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내년부터는 ‘감정노동 개선 서포터스’를 모집해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정책 제안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기업들도 전문적인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갖춰 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