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존중받을 권리 있죠 – 매일경제
`갑질 고객` 거부한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
가로 7㎝, 세로 15㎝.
도시락 업체 ‘스노우폭스’ 매장 출입문에 붙은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은 엽서 두 배 크기에 불과했지만 파장은 엄청났다. 서비스 업체가 ‘갑질 고객’을 사절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했기 때문이다.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은 ‘고객은 왕’이라며 지나치게 떠받들던 국내 서비스 업계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17일 서울 강남역 매장에서 만난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51)은 “불만 고객과 불량 고객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불만 사항은 100% 받아줘야 하지만 무례한 불량 고객은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게 바로 공정서비스 권리다.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을 붙인 후 직원들의 애사심이 더 높아졌다. 회사가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일 때문에 직원들을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요. 무례한 고객에게 정당하게 대응하면 징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죠. 도저히 해결이 안 되면 경찰을 불러도 된다고 했어요.”
재미동포인 김 회장이 2005년 미국 휴스턴에 설립한 스노우폭스는 세계 11개국에 매장 1258개를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매장 네 곳을 직영하고 있다.
국내 사업을 시작한 후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게 고객의 갑질이다. 미국에서는 고객이 소란을 피우면 곧바로 경비원이나 경찰을 부르는 게 관례다.
“한국은 목소리 큰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풍토가 너무 강한 것 같아요. 소란을 피우고 창피하게 만들면 뭔가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불량 고객이 있죠.”
그는 최근 갑질 고객이 직원 무릎을 꿇린 백화점 사건의 근본 원인으로 서비스 교육 문제를 지적했다.
“공정무역이라는 말이 있듯이 서비스도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 백화점은 일선 직원들이 악성 고객을 감내하게끔 방조하고 있어요. 소란을 잠재우는 데에만 급급한거죠.”
그는 국내 화학제품 업체인 우노앤컴퍼니와 미국 금융자산관리사인 M3애셋매니지먼트 대주주이자 미국 유통회사 JK959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